목숨 건진 주민들의 꼬꼬무 시루섬 이야기
거센 물살을 피해 6미터에 달하는 물탱크에 올라가 겨우 목숨을 건진 시루섬 주민들의 사연이 꼬꼬무 시루섬 이야기를 통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시루섬의 기적’이라 불리는 이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인 지난 1972년 8월 달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충북 단양군 증도리 소재 시루섬은 시루 모양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매우 작은 섬이었습니다.
태풍 베티가 전국을 강타했던 1972년 8월 19일, 태풍 베티는 당시 기록적인 폭우를 동반했는데 하루 동안 무려 400mm가 넘는 비가 쏟아져 내렸습니다.
끊임 없이 내리는 비에 강물이 불어나기 시작하자 시루섬 주민들은 거센 물살을 피하기 위해 시루섬에서 가장 높은 곳을 향해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섬 전체가가 물에 잠긴 셈인데, 당시 시루섬에 살던 주민들은 250여 명(44가구)에 달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시루섬 주민들은 시루섬에서 가장 높은 곳이었던 6미터에 달하는 물탱크에 올랐고, 몇 몇 주민들은 소나무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주민들은 물탱크에 사다리를 댄 후 아이들과 어르신들을 먼저 물탱크 위에 오르게 한 뒤 청년들이 마지막에 물탱크에 올랐습니다. 이렇게 물탱크 위에 모인 주민들은 모두 198명이었습니다.
물탱크의 높이는 6미터, 지름은 5m에 불과했습니다. 물탱크 위는 공간이 협소했기에 주민들은 서로를 부둥켜 안은 채 버텨야 했습니다. 물탱크에 오르지 못한 주민들은 주변에 있던 소나무에 올랐습니다.
그럼에도 비는 그칠 줄 몰랐고 물은 점점 더 불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주민들은 밤새 두려움에 떨어야 했고 물탱크 위에서 자그만치 14시간을 버텼습니다.
물은 다음 날이 되어서야 서서히 빠지기 시작했고 물탱크 위에 올랐던 주민들은 그제서야 아래로 내려 올 수 있었습니다.
물탱크 위에 올랐던 주민 대부분은 생존했으나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었던 이도 있었습니다. 엄마의 품 안에 있던 생후 100일 된 갓난아기는 물탱크 위에서 부등켜 안은 주민들의 압박을 견디지 못해 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아기의 엄마는 물탱크 위에 함께 있던 주민들이 동요할까 봐 밤새 아기를 껴 안은 채 슬픔을 삼켰다고 합니다.
태풍 베티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는 무려 550명의 사망자 및 실종자가 발생했고, 시루섬 주민은 8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SBS 꼬꼬무 시루섬 이야기 11월 17일 방영
안타까웠던 시루섬 이야기기는 훗날 ‘시루섬의 기적’으로 불리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시루섬은 아직까지도 주민들이 살고 있을까요?
사고가 발생 이후 1980년대 충주댐이 건설되면서 시루섬 대부분이 물에 잠겼고 이제는 사실상 무인도가 됐다고 합니다.
협동 정신과 희생을 보여줬던 시루섬의 이야기인, ‘시루섬의 기적’은 11월 17일(목) 밤 10시 30분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 ‘필사의 도주, 벼랑 끝에 선 사람들’을 통해 방영될 예정입니다.
특히 방송에서는 당시 생존자들의 증언 및 갓난아기를 잃었던 주민도 방송에 나올 것으로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아기를 잃었던 엄마는 이제 80대 할머니가 됐습니다. 그 날의 기적이 누군가에겐 슬픈 기억일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 한켠이 숙연해 집니다.
SBS 꼬꼬무 시루섬의 기적, ‘필사의 도주, 벼랑 끝에 선 사람들’ 편
방영일: 11월 17일(목) 밤 10시 30분
▶ [꼬꼬무] 소방관 6명의 목숨 앗아간 홍제동 화재 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