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고 앙증맞은 광주 펭귄마을
광주 펭귄마을은 당초 예정에 없던 여행지였습니다. 광주에 유명 관광지는 이미 둘러본 터라 식사 후 타 지역으로 이동하기 전 주변에 무엇이 있나 검색을 하다 발견한 곳이었습니다.
정보를 좀 찾아보니 이 마을은 과거 큰 화재로 불이 난 적이 있는데, 그 당시 방치되어 있던 빈집을 치우고 버려진 물건을 가져 와 동네 벽에 전시를 하기 시작했고 지금에 마을이 되었다고 합니다.
왜 하필 마을 이름이 펭귄마을일까 궁금했습니다. 이 마을은 무릎이 좋지 않으신 어르신이 뒤뚱뒤뚱 걷는 모습이 마치 펭귄과 비슷하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었습니다.
이 마을은 입구부터 소박했습니다. ‘펭귄마을 입구’라는 이정표를 따라 마을안길로 들어섰습니다. 다행히도 방문 당시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해 방문객은 저 말고 아무도 없었습니다.
입구 주변에는 커다란 버드나무가 자리하고 있었는데 비까지 내려서인지 뭔지 모를 스산함마저 들었습니다. 아마도 날씨 탓이려니 마음을 추스리며 서서히 마을 안길로 발걸음을 재촉해 봅니다.
이 곳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바로 이 녀석이었습니다. 핑크색 바이크… 마치 마을의 수문장처럼 이 마을을 지키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짚신에서부터 슬리퍼, 고무신까지 크기도 다양하고 기능도 제각각인 다양한 신발들이 한 쪽 벽면을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마을에는 폐품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전시품이 가득했습니다. 폐품이 아닌 예술품에 더욱 가까워 보였습니다. 만듬새가 다소 서툰 작품도 있었으나 결과물이 앙증맞고 귀여워 부지런히 사진에 담아봅니다.
‘부부생활의 십계’
1번에서 10번까지 모두 가슴에 와 닿았으나 특히나 4번 ‘아내나 남편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라’ 이 부분은 부부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계명이 아닐런지…
마을에는 벽면을 가득 메운 수필이나 시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는데 이 중 지금은 고인이 되신 김현승 시인의 ‘절대고독’을 잠시 읊조려 보겠습니다.
김현승 시인(1913~1975)의 절대고독
나는 이제야 내가 생각했던
영원의 먼 끝을 만지게 되었다.
그 끝에서 나는 눈을 비비고
비로서 나의 오랜 잠을 깬다.
내가 만지는 손끝에서
영원의 별들은 흩어져 빛을 잃지만
내가 만지는 손끝에서
나는 내게로 오히려 더 가까이 다가오는
따뜻한 체온을 새로이 느낀다.
이 체온으로 나는 내게서 끝나는
나의 영원을 외로이 내 가슴에 품어준다.
그리고 꿈으로 고이 안을 받친
내 언어의 날개들을
내 손 끝에서 이제는 티끌처럼 날려 보내고 만다.
나는 내게서 끝나는
아름다운 영원을
내 주름 잡힌 손으로 어루만지며 어루만지며
더 나아갈 수도 없는 나의 손 끝에서
드디어 입을 다문다.
이 곳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상시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언제든 자유롭게 방문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혹여 광주여행 계획이 있으시다면 한 번 방문해 70~80년대 광주의 정취를 느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위치: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 201-64
♦입장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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