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토끼머리띠 남성 SBS <그알> 출연
이태원 참사 당시 시민들을 고의적으로 밀었다는 의혹을 받았던 토끼머리띠 남성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그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해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며 참사 당시 교통카드 결제 내역을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카드 결제 내역에 따르면 그는 오후 9시 55분 이태원에서 승차한 뒤 오후 10시 17분 합정역에서 하차했습니다. 그러니까 사고 당시 그는 지하철에 있었다는 겁니다.
그는 교통 카드 결제 내역과 함께 당일 친구들과 주고 받았던 카톡 내용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경찰 역시 그의 행적을 파악하기 위해 CCTV를 확보해 분석했습니다.
CCTV를 분석한 결과,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됐던 그는 사고 당일 그 누구도 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의 주장이 힘을 받은 셈입니다.
그럼에도 마녀사냥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참사 이후 일부 네티즌들은 토끼머리띠 남성이 시민들을 고의적으로 밀었다며 의혹을 제기했고, 급기야 그의 얼굴 등 신상을 공개하자 그는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며 자신의 신상을 공개한 이들을 대상으로 고소하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타인의 신상을 유출하거나 아무런 근거 없는 유언비어를 퍼트릴 경우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경찰 역시 참사 원인 및 규명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는 물론, 거짓 뉴스를 퍼트리는 이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내국인 130명, 외국인 26명 등 156명 숨져
한편 지난 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 호텔 주변 골목에서 다수의 인파가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156명의 무고한 시민이 사망했습니다.
156명의 사망자 중 남성은 55명, 여성은 101명으로 확인됐습니다. 사망자 중에서는 외국인도 26명 희생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외국인 사망자는 26명 중 이란이 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중국 4명, 러시아 4명, 일본 2명, 미국 2명, 프랑스 1명, 호주 1명, 노르웨이 1명, 오스트리아 1명, 태국 1명, 베트남 1명, 우즈베키스탄 1명, 카자흐스탄 1명, 스리랑카 1명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이번 참사에서는 20대가 가장 인명 피해가 컸습니다. 실제로 20대 희생자는 10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30대 31명, 10대 12명, 40대 8명, 50대 희생자도 1명 발생했습니다.
세월호 이후 최대 참사, “국가는 없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동안 크고 작은 사고들이 이따금씩 발생한 바 있습니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32명 사망),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502명 사망),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192명 사망), 2014년 세월호 침몰(304명 사망) 등.
그러니까 이번 이태원 참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 발생했던 세월호 참사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두 참사의 공통점은 인재였다는 점과 컨트롤 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충분히 구조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실제로 참사가 발생하기 직전 112신고가 빗발쳤으나 일부 신고건에 대해서만 현장에 출동하는 등 안일하게 대처한 사실이 드러나며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또한 할로윈축제로 인해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예측하지도 못하고 이에 따른 대책도 마련하지 못한 서울시와 용산구도 이번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사고 이후 10월 30일부터 11월 5일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선포되며 전국적으로 추모 물결이 이어지면서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번 참사에 대해 슬픔과 더불어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탄핵 이후 윤석열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수도권 등 전국적으로 열리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토끼머리띠 남성과 같은 엉뚱한 사람을 희생양 삼을 것이 아니라, 위기 발생 시 국가의 부재를 탓해야 할 때입니다.
부디 다시는 이 같은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원인 규명은 물론 책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등이 제대로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